지동설과 알파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알파고의 AI”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가《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통해 지구는 둥글고,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주장했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에 대해 사람들은 냉담했고, 로마 교황청은 1616년에는 그의 책을 금서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70년 후 똑같은 주장을 했던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에 붙여졌습니다. 이후 440년이 지난 1992년에 이르러서야 교회는 지동설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일반화 되어 있는 학설이나 생각을 정반대로 전환하는 것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합니다. 

요 며칠 사람들의 관심은 구글이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세계 최고의 바둑 고수인 이세돌 9단이 겨루는 바둑의 승부에 모아졌습니다. 알파고가 승리한 후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AI개발을 방치하면 머지않아 인간이 만든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인간의 생각과 지식의 한계 내에 하나님을 가두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지동설의 교훈에서 보듯 진실은 인간이 덮으려 한다고 해서 덮여지는 것도 아니고, 신앙과 깊이 연관지을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신앙을 더욱 든든하게 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으로 오늘을 사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2절은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대목에 눈길이 갑니다. 문명의 발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계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